이사업체 파손 보상, 30일 지나면 못 받습니다
이사 당일에 업체가 두 시간 늦게 왔습니다. 짐을 내리다 장롱 문짝이 긁혔습니다. 이럴 때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준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이사화물 표준약관에 상황별 배상액이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세 줄 요약
업체가 당일 통보 없이 안 오면 계약금의 10배를 배상해야 합니다
연착은 1시간마다 계약금의 절반씩, 최대 10배까지입니다
파손·분실은 짐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알려야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표준약관을 쓰는 업체인지부터
아래에 나오는 배상 기준은 모두 공정거래위원회 이사화물 표준약관(표준약관 제10035호) 내용입니다.
표준약관은 법이 아닙니다
공정위가 권장하는 약관일 뿐이라 그 자체로 강제력은 없습니다. 업체가 자기 약관을 따로 쓰고 있으면 그 약관이 우선합니다. 계약서를 쓸 때 표준약관을 적용하는지 확인하고, 그렇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남겨두세요.
견적만 전화로 받고 계약서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나중에 다툼이 생기면 기준 삼을 종이가 한 장도 없게 됩니다.
취소하면 얼마를 물어주나
표준약관 제9조에 양쪽 모두의 배상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금액이 전혀 대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취소할 때
이사 1일 전까지 알리면 계약금만큼, 당일에 알리면 계약금의 2배를 물어줍니다. 이미 낸 계약금은 여기서 빼고 계산합니다.
최대 2배입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업체가 취소할 때
2일 전 통지는 계약금의 2배, 1일 전은 4배, 당일 통지는 6배입니다. 그리고 당일에 연락조차 없이 안 오면 계약금의 10배입니다.
이 배상액과 별도로 냈던 계약금은 그대로 돌려받습니다.
업체 쪽 배상액이 훨씬 무거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사 당일에 펑크가 나면 고객은 대체할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늦게 오면 받을 수 있는 돈
짐 도착이 늦은 경우 1시간마다 계약금의 1/2씩, 최대 계약금의 10배
짐 인수가 2시간 이상 늦은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 계약금의 6배
내 사정으로 인수가 늦어진 경우 1시간마다 계약금의 1/2씩, 최대 계약금의 2배
1시간 미만은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 40분 늦었다면 배상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계약금을 너무 적게 걸면 손해입니다. 배상액이 전부 계약금의 배수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계약금 10만 원짜리 계약에서 업체가 두 시간 늦으면 10만 원을 받습니다.
파손과 분실은 30일이 전부입니다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표준약관 제18조에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짐 받은 날부터 30일
일부가 없어지거나 망가진 사실을 30일 안에 알리지 않으면 업체 책임이 사라집니다. 통째로 없어진 경우까지 포함해, 1년이 지나면 어떤 경우든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업체가 알면서 숨기고 넘긴 경우는 5년입니다.
배상액은 짐이 도착했어야 할 날, 도착지 기준 가액으로 계산합니다. 고칠 수 있으면 수리가 원칙입니다. 업체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거나, 내가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면 민법에 따라 실제 손해를 전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체가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건 자체의 결함이나 자연스러운 마모, 식품 부패나 변색, 천재지변은 면책입니다.
이 30일이라는 기한이 실제로는 가장 무서운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사하고 나면 한 달은 정신없이 지나가거든요. 박스를 다 열어보지도 못한 채로요. 저도 책 상자 하나를 두 달쯤 뒤에야 열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안에 뭐가 깨져 있었어도 그때는 이미 늦었던 셈입니다. 짐 들어온 주말에 한 번은 전부 열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날 꼭 받아둘 서류
문제가 생겼을 때 핵심은 이사 과정에서 생긴 손상이라는 점을 내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있던 흠이라고 주장하면 다툼이 됩니다.
1 이사 전 가구와 가전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둡니다
2 파손을 발견하면 작업자가 있을 때 바로 확인시킵니다
3 그 자리에서 사고증명서를 요청합니다
4 손상 부위를 날짜가 남게 다시 찍어둡니다
5 현금 결제보다 기록이 남는 결제가 낫습니다
사고증명서는 사고가 난 날부터 1년 안에는 언제든 발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당일에 못 받았어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귀중품이나 중요한 서류는 아예 맡기지 말고 직접 들고 옮기는 편이 낫습니다. 분실 다툼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업체와 직접 합의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그게 안 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전화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멸실·훼손·인도 지연 분쟁은 분쟁조정 대상입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조정 과정에서 업체가 먼저 합의를 제안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은, 이 기준들이 결국 계약서 한 장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표준약관을 쓴다는 문구도, 계약금 액수도, 약속한 시각도 전부 종이에 적혀 있어야 숫자를 따질 수 있거든요. 가격만 비교하고 계약서는 안 받는 경우가 많은데, 몇 만 원 차이보다 계약서 한 장이 훨씬 큽니다.
정리
· 계약서에 표준약관 적용 여부를 확인하세요
· 업체가 당일 무단으로 안 오면 계약금의 10배입니다
· 연착은 1시간마다 계약금의 절반, 최대 10배입니다
· 파손·분실은 짐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알려야 합니다
· 그 자리에서 사고증명서를 받고 사진을 남기세요
· 합의가 안 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입니다
이사는 하루에 끝나지만 뒷정리는 한 달이 갑니다. 그 한 달 안에 박스를 다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받을 수 있는 돈이 달라집니다.
이사 전후로 함께 보시면 좋은 글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근거는 공정거래위원회 이사화물 표준약관(표준약관 제10035호)과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입니다. 표준약관은 권장 약관이므로 실제 적용 여부는 계약서를 따릅니다. 분쟁이 생기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