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없는데 산보험료가 나오는 이유
전세 보증금은 내 돈이 아닙니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을 돈이고, 그동안은 집주인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라면 그 보증금이 재산으로 잡혀 보험료에 반영됩니다. 집이 없는데 재산보험료를 내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세 줄 요약
전월세 보증금의 30%가 재산으로 반영됩니다
기본공제 1억원이라 보증금 3억 3천만원 이하면 재산보험료는 0원입니다
자동차 보험료는 2024년 2월에 폐지됐습니다
직장가입자는 해당 없습니다
먼저 선을 그어야 합니다. 회사에 다니는 직장가입자는 월급으로만 보험료가 정해집니다. 전세가 얼마든 상관없습니다.
이 글은 지역가입자 이야기입니다. 프리랜서, 자영업자, 은퇴하신 분, 퇴사 후 취업 전인 분이 해당합니다.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점수로 환산해 보험료를 매깁니다.
퇴사하면 갑자기 적용됩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아무 상관 없던 전세 보증금이, 퇴사해서 지역가입자가 되는 순간 보험료 계산에 들어옵니다. 소득이 끊긴 시점에 보험료가 오르는 일이 그래서 생깁니다.
보증금의 30%가 재산입니다
전액이 잡히는 건 아닙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월세 금액의 30%를 재산 과표에 반영합니다. 어차피 돌려받을 돈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재산세 과세표준 + 전월세 평가금액) − 기본공제 1억원
집이 없으면 앞의 과세표준은 0입니다. 그러면 보증금의 30%에서 1억원을 뺀 값만 남습니다. 월세로 사는 경우에는 월세도 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환산해 합산합니다.
3억 3천만원이 분기점입니다
보증금 × 30%가 기본공제 1억원보다 작으면 재산 점수는 0입니다. 뒤집으면 보증금이 약 3억 3,333만원 이하면 재산보험료가 붙지 않습니다.
보증금 2억원 → 평가 6,000만원 → 공제 1억원 → 0원
보증금 3억 3천만원 → 평가 9,900만원 → 공제 1억원 → 0원
보증금 4억원 → 평가 1억 2,000만원 → 공제 후 2,000만원 → 재산보험료 발생
여기서 꼭 확인하실 게 있습니다. 기본공제를 5,000만원으로 설명하는 글이 아직 많습니다. 2024년 2월에 1억원으로 올랐는데 그 전 자료가 그대로 돌아다니는 겁니다. 5,000만원으로 계산하면 보증금 1억 7천만원부터 보험료가 붙는 것처럼 나와서, 실제보다 훨씬 비관적인 숫자가 나옵니다. 숫자를 보실 때 작성 시점을 먼저 확인하세요.
자동차 보험료는 폐지됐습니다
같은 2024년 2월에 또 하나가 바뀌었습니다. 자동차에 매기던 건강보험료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1989년 도입 이후 35년 만입니다.
"차를 사면 건보료가 오른다", "4천만원 넘는 차는 부과된다" 같은 설명은 전부 폐지 전 기준입니다. 지금은 차가 몇 대든 보험료와 무관합니다.
이 두 가지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약 333만 세대의 보험료가 월평균 2만 5,000원 내렸습니다.
보건복지부, 2024년 2월분 건강보험료부터 적용
줄일 수 있는 경우
공단에는 보험료 조정신청 제도가 있습니다. 해당하면 서류를 내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1 폐업·휴업·퇴직 등으로 소득이 줄어든 경우
2 매각·상속·수용 등으로 재산 소유권이 바뀐 경우
3 자동차를 팔거나 폐차한 경우
4 보증금·월세 없이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
5 LH 등 정부 지원 기관에서 재임대받아 사는 경우
4번이 의외로 해당하는 분이 많습니다. 부모님 집이나 친척 집에 보증금 없이 사는 경우입니다. 무상거주확인서를 내면 전월세 평가금액이 빠집니다.
중요한 건 공단이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신청해야 합니다. 방문이나 팩스로 접수하고, 1577-1000에서 접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사했다면 계약서를 내세요
이사로 보증금이 줄었다면 그 사실이 보험료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전월세 평가금액은 공단이 파악하고 있는 계약 내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새 임대차계약서를 공단에 제출해 내용을 갱신하시고, 조정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1577-1000에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공식 안내에 열거된 조정 사유에 보증금 감소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아서, 사안별로 처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사할 때 챙길 목록에 "건강보험공단"을 넣어두시길 권합니다. 전입신고하면 주소는 자동으로 바뀌지만, 보증금이 얼마짜리 집으로 옮겼는지는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확인되는 일인데 몇 년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지역가입자로 바뀐 직후라면 한 번은 짚어보셔야 합니다.
정리
· 직장가입자는 해당 없습니다. 지역가입자만의 문제입니다
· 전월세 보증금의 30%가 재산으로 반영됩니다
· 기본공제 1억원, 보증금 3억 3천만원 이하면 0원입니다
· 공제 5,000만원으로 쓴 글은 2024년 2월 이전 자료입니다
· 자동차 보험료는 폐지됐습니다
· 무상 거주 중이라면 확인서를 내고 조정을 신청하세요
전세 보증금이 건보료에 들어간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되신다면 분기점 하나만 기억해두세요.
이사와 관련해 함께 보시면 좋은 글입니다.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발급, 어디서 받는 게 제일 빠를까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근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 안내와 보건복지부의 2024년 2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내용입니다. 점수당 금액과 요율은 매년 바뀌므로 정확한 보험료는 공단 홈페이지의 모의계산 또는 1577-1000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