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을 안 돌려주거나, 수리비를 두고 다투거나, 원상복구 범위가 맞지 않을 때. 소송까지 갈 일은 아닌데 대화가 안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있습니다. 수수료는 1만원에서 10만원, 처리는 60일 이내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거부하면 끝"이라고 알려져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줄 요약
2020년 12월 10일부터 집주인이 무응답해도 조정이 진행됩니다
다만 응하지 않겠다고 통지하면 각하됩니다
조정서에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있으면 집행권원이 됩니다
소송 전에 쓰는 절차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근거한 공적 조정 기구입니다. 보증금 반환, 임대료 증감, 수선 의무, 원상복구, 계약 해지 같은 임대차 분쟁을 다룹니다.
수수료 분쟁 가액에 따라 1만원 ~ 10만원
처리 기간 신청 접수일부터 60일 이내 (필요 시 30일 연장)
면제 시행령 제33조에 해당하면 수수료 없음
변호사 선임 없이 본인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소송에 드는 비용과 기간을 생각하면 먼저 시도해볼 만한 절차입니다.
침묵은 더 이상 거부가 아닙니다
예전에는 이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해야 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신청서를 받고 7일간 아무 답을 안 하면 각하됐습니다. 상대가 응해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2020년 12월 10일부터 바뀌었습니다
신청이 접수되면 피신청인의 통지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절차가 개시됩니다. 7일간 무응답하는 경우도 각하 사유에서 빠졌습니다.
조정안을 받고 수락 의사를 밝히는 기간도 7일에서 14일로 늘었습니다.
집주인이 연락을 피하는 유형이라면 이 개정이 결정적입니다. 무시하는 것만으로는 절차를 멈출 수 없게 됐으니까요.
2020. 6. 9. 개정(법률 제17363호), 2020. 12. 10. 시행. 국토교통부·법무부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
거부한다고 밝히면 각하됩니다
여기서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합니다. 개정으로 바뀐 건 무응답에 대한 처리이지, 거부권이 사라진 게 아닙니다.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통지하면 신청은 각하되고 절차가 끝납니다(제21조 제3항). 이 조항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와 아닌 상대가 나뉜다고 봅니다. 돈이 없거나 미루고 있을 뿐 분쟁 자체를 피하고 싶은 집주인이라면 조정이 열립니다. 반면 작정하고 버티는 상대라면 거부 한 줄로 끝나고, 60일을 쓰고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다만 수수료가 1만원대라 밑져야 본전이기도 합니다. 보증금 액수가 크다면 조정을 신청해두고 동시에 임차권등기를 진행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조정되면 강제집행까지 갑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실익입니다. 단순한 합의서가 아닙니다.
성립한 조정은 조정서와 같은 내용의 민사상 합의로서 효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금전 지급이나 부동산 인도에 관해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조정서에 적혀 있으면, 그 정본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조정 내용을 지키지 않을 때 따로 소송을 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수수료 몇 만원으로 판결문과 비슷한 효력을 얻는 셈입니다.
그래서 조정이 성립할 때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들어갔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 문구가 없으면 그냥 합의서여서, 나중에 안 지켜도 다시 소송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정이 됐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서류를 안 읽고 나오면 반쪽짜리를 들고 오는 셈입니다.
조정안을 받으면 14일 이내에 서면으로 수락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양쪽 다 기한 내에 응답하지 않으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어디에 신청하나
조정위원회는 세 기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사
한국부동산원 지사
그 밖에 시·도가 지역 실정에 따라 설치
각 기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방문이나 우편 접수도 됩니다. 어느 기관에 내든 절차와 효력은 같습니다.
준비할 서류는 임대차계약서, 분쟁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문자, 통화 기록, 사진, 견적서), 그리고 주민등록등본 정도입니다.
각하되는 경우
신청해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1 같은 분쟁으로 이미 소송이 제기된 경우
2 같은 분쟁으로 민사조정이 신청된 경우
3 같은 분쟁으로 이미 조정이 신청·성립된 경우
4 임대차 분쟁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
5 피신청인이 응하지 않겠다고 통지한 경우
6 신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불응하거나 2회 이상 출석요구에 불응한 경우
1번 때문에 순서가 중요합니다. 소송을 먼저 걸어두고 조정을 신청하면 각하됩니다. 조정을 먼저 시도하고, 안 되면 소송으로 가는 순서여야 합니다.
6번도 눈여겨보세요. 신청해놓고 출석요구에 두 번 응하지 않으면 신청인 쪽 사정으로 각하됩니다.
정리
· 수수료 1만~10만원, 처리 60일 이내입니다
· 집주인이 무응답해도 절차는 진행됩니다
· 다만 거부 의사를 통지하면 각하됩니다
· 조정안은 14일 이내에 서면으로 수락해야 합니다
·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들어갔는지 확인하세요
· 소송을 먼저 걸면 조정이 각하됩니다. 순서를 지키세요
분쟁이 생기면 소송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그 앞에 한 칸이 더 있습니다. 비용 차이가 큽니다.
전월세 계약과 관련해 함께 보시면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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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제21조·제22조·제23조·제26조, 같은 법 시행령, 국토교통부·법무부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안내입니다. 수수료와 관할은 변경될 수 있으니 신청 전 해당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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