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

보증금 못 받았는데 이사해야 한다면

GILNUN 2026. 10. 24. 17:47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줍니다. 그런데 이사는 가야 합니다. 새 집 잔금 날짜가 잡혀 있으니까요.

이때 그냥 짐을 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약해집니다. 그 집에 살면서 전입신고를 해둔 상태라야 순위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푸는 장치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세 줄 요약

등기를 해두면 이사를 나가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2023년 7월부터 집주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되기 전에도 등기가 됩니다
비용은 4만 원대이고 전액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언제 신청할 수 있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요건이 두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1 임대차가 끝났을 것

2 보증금을 일부라도 돌려받지 못했을 것

전액을 못 받은 경우만 되는 게 아닙니다. 일부만 떼인 경우도 신청됩니다.

"임대차가 끝났다"는 것도 계약기간 만료만 뜻하지 않습니다. 해지 통고로 끝난 경우, 서로 합의해서 끝낸 경우도 포함됩니다. 계약서상 만료일이 아직 안 왔어도 해지 사유가 있어 종료됐다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등기를 하면 이사해도 됩니다

이 제도의 전부라고 할 만한 효력입니다.

짐을 빼고 전입신고를 옮겨도 순위가 유지됩니다

이미 가지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등기를 마친 뒤 이사하거나 주민등록을 옮겨도 그대로 남습니다(제3조의3 제5항 단서). 등기가 점유와 전입신고를 대신해 주는 셈입니다.

반대로 등기 없이 먼저 이사하면 그 순간 순위를 잃습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배당 순서에서 밀리고, 집이 팔리면 새 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근거도 사라집니다.

없던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등기 전에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이 없었다면 등기한 날짜를 기준으로 새로 취득합니다(제5항 본문).

다만 그 이전에 설정된 근저당 같은 담보권보다 앞서지는 못합니다. 이미 대출이 잡혀 있던 집이라면 순위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보증금을 받아내는 방법"으로 이해하면 실망하게 됩니다. 등기를 해도 집주인이 돈을 주는 건 아니거든요. 정확히는 이사할 자유를 얻는 절차입니다. 보증금을 받아내는 건 반환소송이나 경매라는 별개의 싸움이고, 등기는 그 싸움을 하는 동안 내 순위를 얼려두는 장치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2023년 7월에 바뀐 것

예전에는 결정이 나도 집주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되어야 등기가 됐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습니다. 집주인이 잠적하거나 우편물 수령을 거부하면 등기가 안 되고, 등기가 안 되니 이사도 못 갔습니다. 보증금을 떼먹는 쪽이 연락을 끊는 게 오히려 유리한 구조였습니다.

2023년 7월 법이 개정되어 송달 전에도 법원이 등기소에 등기를 촉탁하게 됐습니다. 집주인이 연락을 피해도 등기가 진행됩니다. 지금 신청하신다면 이 개정 이후 기준이 적용됩니다.

비용은 집주인에게 청구합니다

임대인 한 명, 주택 한 채 기준으로 4만 원대입니다.

인지대 2,000원 (전자소송은 10% 할인)

등기신청수수료 3,000원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 7,200원

송달료 6회분 (당사자 2명 × 3회분)

송달료 회당 단가가 바뀌면 총액도 달라집니다. 접수 전에 법원에서 확인하세요.

그리고 이 비용은 전액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제3조의3 제8항).

밀린 월세와 상계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2025년 4월 이 비용을 소송비용액 확정이라는 별도 절차 없이 민사소송으로 청구하거나 밀린 차임과 상계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21455 판결

다만 변호사 보수는 법정 등기비용이 아니라서 이 범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셀프로 신청하면 4만 원대에 끝납니다.

신청 방법과 서류

관할은 임차주택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 지원, 또는 시·군 법원입니다. 내가 사는 곳이 아니라 집이 있는 곳 기준입니다. 대법원 전자소송으로도 접수됩니다.

1 임대차계약서

2 등기사항증명서 (집주인 명의 확인용)

3 주민등록등본 (전입 사실 소명)

4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 (우선변제권을 주장하는 경우)

5 다가구주택 일부라면 해당 부분을 표시한 도면

신청서에는 못 받은 보증금 액수와 함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언제 취득했는지를 적습니다. 점유를 시작한 날, 전입신고한 날, 확정일자를 받은 날입니다. 법원은 변론 없이 결정으로 처리합니다.

가장 조심할 부분은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신청만 하고 이사하면 안 됩니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실제로 올라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 짐을 빼세요. 결정이 났다는 것과 등기가 됐다는 것은 다른 단계입니다. 그 사이에 이사하면 공백이 생깁니다.

신청이 안 되는 경우

무허가 건물은 신청할 수 없습니다. 등기가 없는 건물에는 임차권등기를 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용승인을 받아 집주인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바로 가능한 건물이라면, 대위등기를 한 뒤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차인은 집주인의 승낙이 있어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임차인 본인이어야 합니다.

반대로 등기상 용도가 주거용이 아니어도 실제로 주거용으로 썼다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자료를 첨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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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임대차가 끝나고 보증금을 일부라도 못 받으면 신청됩니다

· 등기 후에는 이사를 가도 순위가 유지됩니다

· 집주인이 잠적해도 2023년 7월부터는 등기가 됩니다

· 비용 4만 원대, 전액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관할은 집이 있는 곳의 법원입니다

· 등기가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에 이사하세요

보증금을 못 받는 상황은 피하는 게 최선이지만, 닥쳤을 때 4만 원으로 순위를 지킬 수 있다는 건 알아두실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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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차권등기명령 절차에 관한 규칙,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21455 판결입니다. 비용과 절차는 변경될 수 있으니 접수 전 관할 법원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